양적완화란무엇인가?(부의시나리오_오건영)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프로그램'이다.
시장금리 :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
금리는 '돈의 값'이다. 가격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금리는 높아지고,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금리는 내려간다. 즉 돈의 수요가 많으면 돈 값인 금리는 올라가고, 반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많으면 금리는 낮아진다.
IMF전인 1997년 이전에는 우리나라가 고성장기여서 기업들이 너도나도 돈을 빌려 투자를 늘렸기 때문에 돈의 수요가 많았다. 돈의 수요가 많으니 돈 값인 금리도 높았다. 이 시기를 고금리 시기라고 한다.
반면에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파산하던 IMF 사태 직후를 거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위축되었다. 더욱이 경기부양을 위해 한국은행과 정부가 시중에 돈 공급을 늘리게 되니 돈의 공급은 많은데 돈의 수요인 기업의 투자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당연히 금리가 내려갔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은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기준금리 : 중앙은행이 결정한다.
시장금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금리는 자금(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유일하게 하나의 금리만 중앙은행에 의해 정해진다. 이게 '기준금리'다. 기준금리는 정책적으로 결정된 금리인 만큼 시장의 원리(수요와 공급)을 따르지 않고, '돈을 찍어내는 특권'을 가진 한국은행이 자의적으로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영점 조정'하려고 노력하는 '초단기금리'다. 기준금리 0.5퍼센트는 한국은행이 시중금리(초단기금리)를 0.5퍼센트로 조정하려고 노력한다는 의미다. 가령 시중에 돈이 넘쳐서 시중금리가 0.5퍼센트 이하라면, 한국은행은 시중에서 자금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시중에 자금이 부족해지기 시작하며 시중금리가 슬슬 올라와 0.5에 가까워질 것이다. 반면에 자금이 모자라게 되어 시중금리가 0.5퍼센트보다 높아지게 된다면 한국은행은 시중에 자금 공급을 늘리게 된다. 돈을 찍어 시중에 유동성을 주면 돈의 값의 금리는 내려가서 0.5에 가까워진다.. 즉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유지하려고 하는 금리의 가이드라인이다.
국채를 담보로 돈을 찍는다.
중앙은행이라고 해도 돈을 함부러 찍지 못한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앙은행도 돈을 찍을 때는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잇는 장치를 마련한다. 가장 좋은 방법이 담보물을 제시하는 것이다. 담보물은 1970년 초반까지 '금'이었다.(금본위제). 이후에는 국채로 변경되었다. 국채가 전 세계 자산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매입한 국채를 담보로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낸다.
한국은행은 7일 짜리 국채를 담보로 화폐를 발행한다. (7일짜리 환매조건부 채권) 7일 국채를 담보로만 화폐를 발행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자의적으로, 그리고 정책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금리는 7일 짜리 국채금리다. 즉 한국은행은 초단기 금리인 7일짜리 금리를 '기준금리'로 정하고 시중금리를 이 금리에 맞추려고 한다.
더 이상 안먹히는 기준금리 인하 정책
국채를 담보로한 기준금리 인하 정책은 2008금융위기 및 2020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궁극의 위치가 찾아왔을 때 더 이상 약발이 통하지 않았다. 보통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중금리는 상승한다. 이때 중앙은행은 초단기국채 금리인 기준금리를 크게 낮추면서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시작한다. 보통 초단기금리를 잡아내리면 단기 자금시장부터 돈 부족 현상이 풀리면서 장기금리까지 전체적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실제는 단기 자금시장에 아무리 돈을 많이 뿌려도 시중은행을 비롯한 돈을 빌려줄 수 있는 금융기관들이 부도위기 또는 과도한 신중함으로 시중에 돈을 빌려주지 않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즉 위기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장기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실물 경기에 영향을 주는 금리는 초단기금리가 아니라 1년 이상 장기금리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어도 장기금리가 낮아지지 않으면 실물경기 부양효과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실제 금융위기나 코로나19사태 때 그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장기금리를 직접적으로 끌어내리는 양적완화
장기금리를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금리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자금 공급을 늘려주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Fed는 장기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한다. 10년 금리 시장에서 장기국채를 담보로 가져오면서 달러 현금을 풀었다. 과거 중앙은행들이 하지 않았던 행동이다. 장기채권을 사들이면서 장기금리 시장에 직접 돈을 공급한다. 장기금리 시장에 돈의 공급이 늘어나면 돈의 값인 금리가 내려가게 된다. 덕분에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가게 되고, 이는 실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장기국채를 사들이면서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정책을 '양적완화'라고 한다.
어쩔 수없이 사용하는 이례적인 방법, 양적완화
양적완화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제한되기 때문에 사용한 '이례적인' 방법이다. 처음 2008년 금융위기 때 사용했고, 코로나19사태 때 다시 한번 도입했다. Fed가 과거에는 화폐의 신뢰를 생각해서 사들이지 않았던 장기국채를 사들이면서 돈을 찍었다.
과거에는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도 강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제는 꿈쩍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보다 강한 정책인 양적완화를 쓸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왜 Fed는 이런 정책을 쓸 수 밖에 없을까? 이제 기준금리 인하는 더 이상 효과가 없는 것인가?
이는 미국의 부채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아졌기에 나타난 현상이다. 증세가 더욱더 깊어졌으니 기존의 약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약물에 내성에 생기는 것처럼 기존의 정책으로는 이전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러니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보다 강한 약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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