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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풀린 일상

휴가쓸수있는용기(나는뻔뻔하게살기로했다_데이비드시버리 지음)

by 별이 빛나는 밤에 2025. 3. 27.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순 없을까?


공짜 휴가가 생겼다.

 

근속 휴가를 알게 되었다. 근속 휴가란 일정기간 근속한 직원에게 보상차원에서 주어진 휴가다. 매년 있는 일반연가에 포함되지 않는 일종의 보너스 휴가다. 알아보니 최대 5일까지 쓸수 있더라. 올해까지 쓸 수 있고 단 1회 신청할 수 있다.  즉 일자를 쪼갤 수 없고, 1번만 신청 가능하기에 시기를 적절히 골라야 한다. 못 쓴 근속휴가는 금전으로 보상받지 못한다. 쓰지 못하면 허공으로 날라가고, 바보 소리 듣기에 충분하다.

 

하염없이 연기할 수 없다. 당장 쓰지 않아도 연말로 무작정  미루기도 애매하다. 향후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매년 정기적으로 받는 연가가 아직 15일 이상 남아있다. 잘못하다가는 연말까지 제대로 못쓰고 한해를 마무리하게 된다. 미사용된 근속 휴가는 보상비도 없다. 

 

그래도 휴가신청을 주저하고 있다. 

 

휴가 신청을 지금도 주저하고 있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 업무 때문이다. 팀원들이 충실히 해주고 있지만, 내 부재로 공백을 만드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 둘째는 다른사람들의 시선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지만 추가적인 휴가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추가적인 휴가로 5 근무일을 내리 빠진다면 너무 개인적인 잇속을 챙긴다는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셋째는 특별히 계획이 없다. 수년 전이면 해외여행을 가겠지만, 지금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돈지랄 같다.)  특히 혼자 어슬렁 거리는 행동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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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게 살자

 

이런 과정에서 접한 책이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이하 나뻔뻔)이다. 나는 삶의 문제에 대한 거의 모든 해답을 책을 통해 찾는게 습관이다. 결국 도서관 서재에서 이 책을 끄집어냈다. 처음에는 "참 유치한 제목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게 어딘가.

 

지은이는 데이비드 시버리라는 임상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의 의학자다. 그는 다양한 환자들을 직접 상담한 임상사례를 통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연구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답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이 책도 그 과정에서 작성된 책이다. 

 

작가는 남의 눈, 남의 말, 남의 생각에 일일이 희비를 느끼며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이기심의 기술(The Art of Selfishness) 21가지를 구체적인 심리학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주요내용은 다음 4개 챕터로 구성된다.

 

1장 가끔은 이기적이어야 한다.

2장 소중한 건 모두 나에게 있었다.

3장 자존감에 관한 몇가지의 오해

4장 마음대로 살고 힘껏 행복해질 것

 

1장은 가끔식은 자기중심적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무리해서 괜찮은 척을 할 필요가 없으며, 적당한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자기자신을 지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 

 

2장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자신을 존중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이 없는 배려는 그에 상응하는 피드백이 없을 경우 상당한 허탈감을 느끼게 된다.  

 

결혼에 고민하는 여자 관련 에피소드가 나온다. 결혼은 '상대'를 즐겁게 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내가'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그대로를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나 결혼이라는 계약으로 묶여 있지 않은 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과는 절대 결혼해서는 안된다. 

 

3장은 진실이라도 강요하는 행위는 자존감이 아니고 이기심이다. 항상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사람에 부담을 덜어주고, 동정을 표현하고, 위로해야 된다는 의무감에 얽매이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스로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자기자신에게는 냉정하면서도 타인에게는 관대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당신에게 반대하고, 비난하고, 위축시키지만,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없다. 

 

4장은 결국 인생은 내가 나로 있지 않으면 내 인생이 아니다.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무시한 채 사회에서 요구한 선을 행하다 보면 후회만 남는다. 자기를 위해 뻔뻔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생을 위협하는 문제들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공통된 원칙이 있다. 첫째는 어떻게 전체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알게 될 때까지 처음 한동안은 곤란한 상황에 의식을 집중하지 마라. 둘째, 일어난 일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수용의 원칙'과, 그 일에 대해 감정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보는 '객관화의 원칙'이 뒤따른다.   

 

나도 괜찮은 줄 알았다.

 

다시 휴가로 돌아와보자. 나는 10년 넘은 근무기간 동안 휴가를 자신있게 나가본 적이 없다. 항상 연 할당량에서 반이상이 남았다. 나머지는 반납하고 일을 했다. 빈번하게 야근을 했다.(물론 수당도 없었다.)   불만이 적었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감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았다. 정말 쉬고 싶었다. 실제로 충분히 쉬어야 더 좋은 성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그때 누군가는 알아주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없었다. 거의 없었다. 그들은 당연히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 않는 날을 의아하게 보는 이도 있었다.(물론 반농담이겠지만)

 

뒤 돌아보지마라

 

어색한 시도

 

이번 휴가는 첫번째 의미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권리지만 경험하지 못한 어색한 기회다. 주변 사람들이 낯설은 시선도 잠시 견뎌야 된다. 물론 일시적인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주어진 권리고, 쓰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며, 결국 대부분은 이해할 것이다. 아니 관심도 없을지도 모른다. 휴가를 나간지 조차도 모르거나, 알아도 일반 연가 사용으로 알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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