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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풀린 일상

지금이가장좋을때다(인생에서너무늦은때란없습니다._애나메리로버트슨모지스)

by 별이 빛나는 밤에 2025. 4. 26.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신이 기뻐시며 성공의 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당신의 나이가 이미 80이라 하더라도요. 사람들은 늘 '너무 늦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금'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요.

 

'이생망'이란 단어가 인터넷 상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단어는 "이번 생은 망했다." 줄임말로 이번 삶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라는 의미를 가진 자조적인 단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제대로 안되거나,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아 미래가 암담하고 불안할 때 반 농담식으로 이 단어를 쓰곤 한다. 

 

00대에 해야 할 일

 

또한 '00대에 해야할 일'이라는 어구도 유행했다. '특정 시기'에 '어떤 일'을 거쳐야 한다라는 의미다. 이것은 인생에 전형적인 코스가 있다.라는 내용을 밑에 깔고 있다. 즉 인생에는 '어떤 것'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 시기별로 특정한 일을 '꼭' 해야 된다는 것이다. 가령 50대에 은퇴하기 위해서는 언제까지 결혼을 해야하며, 얼마가 있어야 한다라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인생이 어려워지고,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한다'고 까지 이야기한다. 덕분에 유튜브 상에 '00대 때 해야될 일" 종류의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나?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나?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시기가 정해져있고, 배움의 시기도 마찬가진데 그 시기를 지나서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거다. 이는 보통 학창 시절을 지난 30대 말 40대 초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쓴다. 더 이상 활용할 데도 없고 활용할 기간도 별로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기라는 게 있을까?

 

이런 일반적인 관점에 약간의 파열을 던지는 책이 모지스라는 미국 화가가 쓴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라는 에세이다. 이 작품은 앞서 언급한 사회적 통념에 조금 다른 생각을 제시한다.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적기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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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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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는 메시지다. 인생에서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고,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메시지는 작가 자신의 인생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전달된다. 하지만 단순하게 한 가지 메시지만 전달하지 않는다. 즉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라는 말만 하는 건 아니다.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

 

원제는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다. 즉 모지스라는 인간이 태어나면서 부터 화가로 성공할 때가지 인생을 서술해 놓은 자서전이다. '늦게 해도 괜찮다'라는 자기계발서적인 내용이 아닌 것이다. 단순히 제목만 보고 내용을 속단하는 건 많은 내용을 놓칠 수 있다. 

(물론 원제 그대로 출판했을 때 판매부수에 대한 출판사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한다. 내 추측이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담담히 서술한다. 슬픈 일이든 기쁜 일이든 한 두줄로 끝낸다. 감정적인 표현이 적다. 절제한다는 표현이 맞을까? 심지어는  곰곰히 씹어 읽지 않으면 이게 슬픈 일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주인공 모지스 할머니에 대한 책의 소개는 다음과 같다.

모지스 할머니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화가다. 1860년에 태어난 그녀는 12세부터 15년 정보 가정부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난 후 버지티아에서 농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뉴욕, 이글 브리지에 정착해 열명의 자녀를 출산했지만 다섯 명이 죽고 다섯 명만 살아남았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바늘을 놓고 붓을 들었다. 그 때 그녀의 나이는 76세.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녀만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들은 어느 수집가의 눈에 띄어 세상에 공개되었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지 표지에 장식했으며, 그녀의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다. 이후 존F케네디 대통령은 그녀를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람받는 인물로 칭했다. 

 

늦깎이 성공만으로 그녀의 인생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인생 말년에 큰 성공을 이룬다. 미국 시골에서 태어나 젋은 나이에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아이들을 키웟다. 전형적인 평범한 삶이다. 말년에 들어서야 우연히 그의 재능을 발견한 수집가의 눈에 띄어 대 성공을 이룬다. 그야말로 벼락 출세다.

 

하지만 그 전 인생도 불행하지 않았다. 흔히 늦게 성공했다라고 하면 그 이전에는 힘든 인생을 살았다는 것처럼 생각된다. 불우한 삶을 살다가 갑자기 성공해서 부와 명예를 얻는 전형적인 성공스토리처럼 말이다. 아니다.  그는 충만한 인생을 살았다. 남자에게 기대지 않는 적극적인 삶을 살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우연하게 '사회적인' 성공을 한 거다. 사회적인 성공 이전에도 충분히 다른 방면에서 성공한 삶이었다.

 

성공을 바라보고 그림을 그린게 아니다.

 

그는 그림을 출세하기 위해 그린게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작업을 한거다. 그는 자수를 좋아했고, 평생 자수를 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76세 평소 앓던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인해 도무지 실을 자수 바늘 구멍에 맞게 끼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바늘을 내려놓고 대신 붓을 들었다. 

 

삶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행복한 그였지만 항상 행복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보통 사람이 겪는 수많은 희노애락을 경험했다. 어린시절 같이 놀았던 수많은 형제들의 갑작스런 병과 죽음, 출산 중에 잃은 5명의 자식들.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수많은 자식과 손자와의 이별을 경험했다. 즉 보통 사람들이 겪는 수많은 삶의 아픔들을 누구보다도 많이 경험했다. 유복하거나 분에 넘치는 삶을 산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체는 매우 담담하다. 심지어는 자신의 인생을 매우 만족하다고 말한다. 

 

자기 삶에 최고로 만족하다. 

나의 삶은 돌아보니 하루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살을 알지 못합니다.......내 삶의 스케치를 매일 조금씩 그려보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돌아보며 그저 생각나는 대로, 좋은 일 나쁜일 모두 썼어요.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기 나쁜일도 있지요.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그는 인생을 하루 일과와 비교한다. 하루를 잘 마친 것 같이 인생을 잘 마쳤다고 평한다. 수 많은 좋은 일, 나쁜 일도 있지만 모두 인생의 한 부분이며, 모두 겪어내야 할 일로 긍정한다.  

 

좋아하는 일을 천천히 하세요 

 

어릴 때부터 늘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76살이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천천히 하세요. 때로 삶이 재촉하더라도 서두르지 마세요.

 

그는 그림을 어릴 적부터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삶이 쉽게 그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76세라는 객관적으로 늦은 시기에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안해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기호와 의지대로 살았고 '행복하기 위해' 그렸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성공은 부수적인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