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일까?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거창한 슬로건은 공적인 일과 개인적인 삶의 바람직한(감히 '바람직한' 이라는 표현을 쓴다.) 균형점,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바람직한'(?)이라는 형용사의 의미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기준일까? 아니면 먼저 누구에게라도 추천할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일까? 지금 이 순간 살아 있고, 이미 살았고, 살 예정인 우리는 이 슬로건에 대해 한번씩은 고민해야 될 필요가 있다. 나 역시 갑작스런 심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까? 이런 생각을 갑자기 하게 되었고, 이 기회는 내 인생의 절호의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워라밸 선호 30대 많아… 워케이션, 직원 만족도·생산성↑” - 조선비즈 (chosun.com)
“워라밸 선호 30대 많아… 워케이션, 직원 만족도·생산성↑”
워라밸 선호 30대 많아 워케이션, 직원 만족도·생산성↑ Interview 프랭크 도빈 하버드대 사회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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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부터 해보자
일이란 무엇인가
둘을 비교하기 전에 정의를 먼저해보자. 뜻을 명확히 해야 비교를 하든 대조를 하든 나란히 놔두고 볼 수 있는 것 것 아닌가. 일의 특성은 우선 돈을 벌기 위해 하는 행위라는 점이다. 좋던 싫던, 즐겁던 지겹던 행위의 반대급부로서 돈이 들어오거나 그에 상응하는 비슷한 대가가 주어진다. 또한 빈도 및 강도에 따라 대개 반대급부가 더 크다. 또 다른 특성은 어쩔 수 없이 해야되는 행위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해야된다는 것은 대개 두 개다. 하기싫은 일이거나, 쉽게 할 수 없는 일 말이다.
반면에 삶이란 무엇인가?
원래 삶이란 한 사람 또는 여러사람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삶은 일과 반대되는, 대비되는 의미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의미라면 앞서 언급된 일도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비교하는게 이상해진다. 그래서 더 한정지어 말하자면 삶이란 일을 제외하고 개인적인, 또는 가족과 함께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에서의 행위라고 보면 되겠다. 더 쉽게 말하자면 일터를 제외한 모든 공간과 시간이다.
일과 삶이 균형이 되기 위한 방법을 정량적으로 고려해보자
정량적이란 단어는 수치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즉, 시간이나 공간같이 숫자로 표현할 수 있거나, 명확한 위치로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는 양자에 같은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다. 일 12시간, 삶 12시간, 또는 삶을 세분화해서 일 8시간, 개인시간 8시간, 잠 8시간으로 할 수있다. 더 많은 요인을 찾으면 더 세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적 측면에서는 일터에 있는 빈도와 일터 밖에서의 그것을 조절함으로써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반면에 정성적인 측면은 조금 다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려는 취지(?)를 생각해보자. 둘 사이의 균형은 전체 삶에서 일에 치여서 보내지 말고 순간순간 인간답게(?) 살자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즉, 일에 휩쓸려서 삶을 메마르게 보내지 말고 개인의 행복을 적절하게 추구해야 된다는 의미다. 즉 사람이 특정 공간과 시간에 구애없이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시간, 특정 공간을 기준으로 워라밸을 구분하는 정량적인 관점과는 상당히 배치된다. 즉, 아무리 일찍 퇴근했어도 방구석에서 회사일을 생각하며 괴로워한다면, 정성적인 측면에서 본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다.
바람직한 균형은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이 일과 삶의 균형은 단순한 시간과 공간의 구분이 아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공간과 시간, 그리고 마음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간과 공간이란 물리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물론 퇴근 후 집에 오면 회사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개인의 삶을 영위할 확률이 높아진다. 즉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회사일을 곱씹으며 스트레스 받고 주변 가족, 친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다.
회사에서 나와 회사 밖에서의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일과 삶의 균형의 취지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의 나와 밖에서의 나를 분리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회사에서의 나를 나의 진정한 모습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회사에서 요구사항과 능력은 회사 범위 내에 한정하는 게 필요하다. 밖에서는 본래의 내 모습을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생각의 흐름대로, 무의식적으로 회사 안 모습을 밖으로 가져오지 않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한다. 물론 이게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이게 안되면 집구석에 있더라도 워라밸은 저세상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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