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권력(權力)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 "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누군가에게 무엇을 시킬 수 있는 공적인 힘이다.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으로부터 주민센터 9급 공무원까지 그들이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권한을 쉽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원래 없는 권한이면 모르겠지만 이미 갖고 있는 그것을 포기하는 건 쉽지 않다. 포기의 어려움은 그 권한, 권력이 클 수록 더 커진다.
권력의 의미를 공적인 의미를 넘어서 확대할 수 있다. 특정회사에서 갖고 있는 인사권이나,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 등 공공의 의미를 벗어난 것도 결국 권력의 범주이다. 힘이란 속성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분야에서도 권력을 놓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와 지위를 내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어색하다. 앞서 언급한 개인적인 아쉬움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직무가 중요하고(밖에서 보기에) 사회적 지위가 높다면 더욱 받아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두는 것은 곧 추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력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라면, 동시에 의지에 따라 더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만두고 털어버리는게 쉬울까? 동시에 주변에서 그만두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 모든 권력을 다른 사람, 다른 집단에게 이양하고 낙향해서 시골에서 땅이나 파면서 하릴없이 살 수 있을까? 그럴 사람이 있을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힘과 권력을 구애 없이 때가되면 모두 내려놓고 보통사람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쉬울까?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가 않다. 인간은 권력의 맛을 보면 헤어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수많은 역사속의 인물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권력은 달콤하다.
권력의 맛은 매우 달콤하다고 한다. 물론 필자가 달콤함에 취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역사속의 누구처럼 무소불위로 최고 권력자가 되어야만 달콤함을 경험할 수 있을까?
최고 권력은 아니지만 우리는 생활속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우위에 있는 달콤함을 맛보는 경우가 있다. 물건을 '사는' 입장이라든지,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경우에 많은 편리함과 안락함을 제공받는 경우가 많다. 사는 입장에서 판매자에게 강하게 클레임을 걸어 판매자의 사과를 받는다든지, 회사나 학교에서 후배로부터 받는 호의 등을 받을 수 있다. 쓸 수 있는 돈이 있기 때문에, 회사나 학교에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대우'라는 것을 받는것이다. 더 강한 발언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 상호 교류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런 산출물로 우리는 작은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권력관계가 반복되고 지속되었을 때 생긴다. 이런 권력의 사용이 한두번만 발생을 하거나, 일시적인 경우에는 그 영향성이 높지 않다. 가령 호의를 한번만 받거나, 일정기간 동안만 받는게 정해져있다면(매우 비현실적이다.) 그것들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그에 비례해 줄어들 것이다. 즉 벗어나는게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게 반복되고 지속된다면 안타까움은 비례해 커진다. 더욱이 강도가 더 높아지면 벗어날 수가 없다.
자신의 돈이 점점 많아지고 부자가된다면, 그리고 더 높은 지위로 오르게 된다면 권력사용의 빈도와 강도와 지속시간은 높아진다. 이상황이 지속된다면 개인적으로는 행복감이 증대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 더 많은 호의를 갖진 행동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모든 것이 특정개인에게 맞춰져 있다. 그를 중심으로 모든일이 진행이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정 재산과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인데 최고의 지위에 있는 한나라의 지휘관에게 는 극에 달할 수 밖에 없다.
한 국가의 지도자인 대통령은 한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등 각 구성요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권력을 갖는다.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쉽게 말해 그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지도자에게 모든 사람들과 조직은 호의를 베풀 수 밖에 없다. 동시에 대통령 개인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지만 그 무게만큼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의 영향력에 대해 감격하게 된다.
사람은 착각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물러나야되는 상황에 닥쳤을 때 쉽게 물러날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다. 그는 자신이 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동안 가졌던 것들에서 많은 것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 자체는 원래 보잘 것없는 사람이다. 그 사람도 알고 있다. 이 자리에서 내려감으로써 그동안 칭송받던 명예와 사람들을 따르게 했던 권력이 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동시에 이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착각도 일부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떠나기 싫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특히 자신위에 아무도 없는 국가의 수장 입장에서 자신을 제어할 상급자도 없다. 더 해먹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 사실은 수많은 역사상 사건 속에서 증명된 명제다.
필자도 벗어날 자신이 없다.
동서양 역사를 통틀어 수많은 독재자를 우리는 알고 있다.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부터 나폴레옹, 히틀러, 등 수많은 독재자들이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최고 지휘관 기간을 연장하고 연장하여 결국에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초기에는 인민들의 열렬한 지지로 정권을 합법적으로 획득했지만, 권력을 끝까지 쥐고 있다가 억지로 내려놓게 되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지도자들의 비슷한 절차를 밟았다. 짧은 우리나라 현대사만 해도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이 그렇지 않는가? 처음에는 높은 이상과 국민의 지지로 권력을 획득했지만, 결국 그것의 노예가 되어 내려놓지 못했다. 그들을 일방적으로 탓하기는 힘들다.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며, 필자도 거기서 크게 벗어날 자신이 없다.
조지 워싱턴 - 미국의 기틀을 만든 불멸의 리더십 / 김형곤 : 예스24 (naver.com)
조지 워싱턴 - 미국의 기틀을 만든 불멸의 리더십 / 김형곤 : 예스24
[예스24]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
smartstore.naver.com
달콤함을 극복한 사람 - 조지 워싱턴
그래도 예외는 있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 조지워싱턴이다. 그는 미 독립전쟁 총사령관으로 영국으로부터 미국을 독립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는 주변에서 왕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에 명확하게 거부의사를 표명하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국이라는 선진적인 정치형태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초대 대통령으로서 그는 초강대국 미국의 기틀을 쌓았다. 수많은 지지와 인기에도 불구하고 종신대통령으로 가지 않았다. 퇴임 후 낙향하여 정치와 관련없는 농장일에 매진하였으며 국가가 그의 능력을 필요로 할 때에만 공직에 나와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이 들면 뒤도 보지 않고 자신의 생업에 복귀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최고 고위직에서 일했음에도 권력의 단맛에 취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그 이상의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그의 조국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모범을 보였다. 타 독재자들처럼 독단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았다.
미국사회의 모범이 되다.
이런 조지 워싱턴의 행보는 미국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3선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한 사람이 없었다. 단 루스벨트 대통령이 전쟁을 이유로 4번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그 이후에 법률적으로 2선 이하로 못박게 되어 더 이상의 3선이상의 대통령이 나온 사례는 없다. 초대 대통령으로 보여주었던 그의 모범적인 모습이 그 이후 대통령을 포함한 공직자들에게 불문율로 적용되었고, 그들이 권력을 함부러 휘두르고 불법적으로 탈법적으로 연장해 나가는 것을 억지했다. 이것은 공화정이라는 가장 선진적인 정치체졔를 가진 미국의 톱니바퀴가 적절히 굴러가게 했고, 현재의 초강대국 미국으로 가는 초석이 되었다.
진정으로 존경받고 싶다면
조직워싱턴의 업적은 우리사회는 충분히 시사점이 있다. 우리나라 현대사는 수많은 권력관계가 꼬여있다. 수많은 대통령과 대통령을 둘러싼 권력집단은 자신의 권력을 영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고 폭력을 사용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미국의 건국초와 비교했을 때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 그들에게서 배울만한 "권력에 대한 지도자의 모범적인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오히려 현재의 비 모범적인 행태에 대한 면죄부로만 적용될 뿐이다. (쟤는 했는데 내가 왜 못해?) 이는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연결지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분명 우리나라의 분위기의 쇄신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의 조직이나 사회에서 더 높은 자리로 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미국의 조지 워싱턴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건들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뢰매는 재밌었다. (0) | 2025.01.05 |
---|---|
가장 안전한 전기차는? (4) | 2024.10.07 |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 (0) | 2024.08.30 |
설명문과 소설의 난이도 차이 (0) | 2024.08.29 |
김포 서울 편입 논란 (4) | 2023.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