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문제일까?
오늘 오후 내 머리속을 관통한 고민이다. 이 물음으로 나의 오후 업무는 반이상 막혔다. 쉽게 답이 안나왔다. 동시에 답을 안다해도 개선의 여지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 이런 후회되는 상황을 반복하는지 머리가 멍해질 때까지 되묻고 또 되물었다.
최악의 랑데뷰였다. 안좋은 조건들이 모두 다 만났다. 그것도 동시에 말이다. 아쉬운 계획, 아쉬운 결과, 아쉬운 작성, 아쉬운 인원들까지 2프로 부족한 요소들이 모두 결합되었다. 결국 안 좋은 결과로 나오게 되었다. 즐거운 목요일 오후가 자책하는 그것이 되어 버렸다.
계획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작년 5월 계획을 수립할 때 불가능한 또는 매우 어려운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 여부가 너무 불투명했다. 그 당시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서 지금 결과론적으로 말하는 것일 수 도 있지만, 너무 어려움 목표였다. 달성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따라 결정이 되는 목표였다.
계획은 내용도 문제엿다. 이상적으로 계획대로 진행되어 달성이 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효과는 달성할 수 없다. 과제의 내용자체가 영양가가 없었다. 그래서 그 과제를 달성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웠다. 심하게 말하면 내용자체가 터무니 없었다. 달성했어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달성하지도 못했다. 억울한 건 우리의 잘못이 아닌 제 3자의 잘못으로 인해 그 과제를 달성하지 못했다. 우리는 억울하는 건 당연했다. 결국 계획자체가 안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도 우리 잘못이 아닌 3자에게 성공의 여부가 달렸있다. 연말 성과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더욱이 실적을 작성하느데도 문제가 있었다. 성과를 작성하는데 객관적인 사실들이 부족하게 작성했다. 정확히 말하면 셎부적인 내용들, 예를 들어 수치, 개수, 기간 등등 평가관들이 객관적을 볼 수 있는데 도움이 주는 내용들을 상당부분 작성하지 않았다. 서술형으로 ~~했다. ~~이다. 식으로 작성했다. 이게 평가관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그들이 말하기를 기술적인 내용도 없다. 정책적인 효과에 대한 서술도 없다. 기본 과제 계획 자체가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 객관적인 수치도 없다라는 식으로 실적자료에 대해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발표회가 끝나고 확인해보니, 내가 많은 부분을 놓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명 서술식으로 많은 것들을 작성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나열하지 않았다. 즉, 평가항목 개수 같은 각종 수치들을 생략하고 단순히 달성했다는 취지의 글들을 나열했다. 그들이 객관적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게을리했다. 내 잘못?이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하다. 물론 불편하지만...
몇가지 핑계는 댈 수 있다. 앞서 말했지만 계획 자체가 불완전했다. 계획대로 작성했다하더라도 내가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작성할 수 있었을까? 단순 수치를 쓸 수 있겠지만, 과제 달성을 통한 효과를 쓰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과제 자체가 불완전했고, 어떤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과제내용이 의미가 있다면 많은 것들을 효과로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달성을 못했기 때문에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 생각해도 효과로 쓸 수 있는 것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결국 안 그래도 불완전한 과제를 달성도 못한 것이다. 거기다가 내가 세심하게 쓰지 못한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랑데뷰다. 팀장님이나 선배, 주변 동료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20년 전에 기억이 났다. 대학교 입학 면접에서 혼났던 기억이 난다. 왜 이리 질문지를 무성의하게 작성했냐는 내용으로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질문지를 가득채워 쓰지 않았다고 혼났다. 다른 지원자들은 빽빽히 작성했는데 너는 뭔데 반도 안채웠냐고 다그치는 모습이 기억이 난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 할말은 다썼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말을 들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이 비슷한 기분이랄까?
다시 내 자신에게 돌아온다. 결국 나 자신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다른 것들이 다 망가졌더라도 나라도 더 세심했으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얼마전에 팀장님이 다그친게 생각난다. 결국 이것과 일맥상통 한 이유 같다. 조금 다른 상황이었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비슷하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더 세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번 더 파고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건 나에게만 적용되는 말이다. 이미 충분히 세심한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장점인지 단점인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측면에서는 단점으로 적용될 여지가 있다. 피상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 캐치하는게 아니라, 한번도 정확하게 내용을 확인하고, 표현하는게 더 일을 확실히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들어갈 수록 내 장단점에 대해서 알게 된다. 나에 대해서 잘 알게 된다. 나는 전체 큰 틀을 보는데는 자신있다. 하지만 그만큼 세심하게 보는 건 서툴다. 많이 나아졌지만은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 번더 확인하고 자세히 숙지하려는 ㅁ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반드시 표현해야 한다. 글이든, 말이든 말이다.
다른 점은 잘 물어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섰을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굳이 사전에 알아보지 않고 부딛혀 버린다. 그래서 좋게 말하면 시행착오, 나쁘게 말하면 쌩고생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주변에 물어봤으면 굳이 그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사서 한것이다. 물론 이게 좋은 점도 있다. 새로운 영역에 접했을 때 두려움을 갖지 않고 하는 것은 매우 유리하다. 안 간 길을 개척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유리하다. 두려움이 없고 대담한 것이다. 하지만 루틴한 업무나 누군가가 하고 있는 했던 업무는 불필요하게 고생을 할 수 있고, 불필요하게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 쉬운 길을 어렵게 가는 것이다.
문제 나의 대부분은 이미 누군가가 겪은 길이다. 내가 새로운 개척을 할 여지는 적다. 이런 환경에서 나의 특성은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미 닦여진 길은 이미 간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그래서 나온 결론은 이거다. 하나는 한번 더 세심하게 알아보고, 표현하자. 둘은 이미 누군가가 간 길은 물어보자. 직접 겪지말고 대리 경험하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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