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해변의 모래는 잊을 수가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파견을 갈 기회가 있었다. 매년 있는 파견 기회였지만 계속 이런 저런 핑계로 가지 못하다가 큰 맘 먹고 지원을 했다. 당연히 안될 거라 생각했는데 선발이 되었다. 홍보가 잘 안되어서 지원자가 적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확인을 했다.
필자는 20살 이래 한번도 장기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남들이 흔히하는 대학교 휴학도 해본적이 없다. 일도 학교 졸업하자마자 시작해서 장기간 타지역, 타국으로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건 시간도 문제였지만 마음적으로도 문제였다. 마음의 결핍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일해서 돈을 벌고 아끼자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사하고 나서 10여년이 지난 이후에야 외국에 일정기간동안 나갈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인생처음으로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따뜻한 곳에서 업무나 공부에 대한 압박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되고, 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을 가진 것에서 벗어나 인생처음으로 마음을 편안히 가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떤 것을 할 수도 없었고 할 게 없었다. 말그대로 멈춰있는 시간
가을 즈음이었다. 딱 지금 시기인 것 같다. 일년 내내 봄날씨인 캘리포니아 휴양도시 몬트레이 해변에 앉아 점심에 다 못먹고 남긴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고 있었다. 아무 잡념도 갖지 않고 멍하니 태평양을 바라봤다. 좀더 시간이 지나 어둑해질 무렵은 주변 대형마트나 아울렛에 갔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하지도 않는 운전과 쇼핑을 즐겼다. 그게 몇주 동안 지속되었다. 벌써 10년이 지난 세월이지만 아직도 풍요로운 시기로 기억한다. 덕분에 살이 지극히도 안찌는 내가 5kg 찐 상태로 귀국했다. 물론 한달만에 원상태로 돌아왔다.
돈걱정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었다. 비교대상도 없었다.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 했던 수많은 현실적인 걱정들, 돈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 주변과의 비교 등 말이다. 우선 돈걱정을 하지 않은 건 무엇보다도 여기선 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모든 돈도 있엇고, 미국까지 와서 돈 벌 수도 없었다. 쓰는 것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잘 쓸까 걱정을 했지. 돈을 아껴야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쓰더라도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해본적이 없었던 쇼핑에 매진하는 시기였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잠시 접어 두었다. 잠시 멈춰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한국에서 했던 수많은 나의 미래와 진로에 대한 생각을 잠시 접어두었다. 환경 자체도 원체 이질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생각할 기회도 주지 않은 것도 컸다.
무엇보다도 비교대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앞서 돈이나 미래, 내 현재상태를 비추어볼만한 대상이 없었다. 나는 이 미국이라는 낯선 곳에 온 이방인에 불과했고,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낄 대상도 우월감을 느낄 대상도 없었다. 이것들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없었다. 아니 더 표현할 수 없다.
왜 그 때 행복하다고 느꼈을까?
특이한 점은 그 당시에 행복하다고 느꼈다는 점이다. 지금와서 그때가 행복했구나 라는 표현을 쓰는게 아니다. 보통 당시에는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시간이 일정기간 지났을때, 특히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예를 들어 아프거나 젊음을 잃었을 때 그때가 행복했다는 사실을 환기하곤 한다. 즉 행복하다고 평가받는 회상되는 시기에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대부분 께닫지 못한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경험을 달랐다. 그 당시에도 너무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참으로 특이한 상황이다. 무엇이 그 당시에 그런 마음을 갖게 한 것일까?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200쇄 기념 확장판) | 강용수 : 교보문고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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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행복론
쇼펜하우어는 행복하게 산다는 건 곧 고통을 견디는 것이라 말한다. 행복은 새로운 쾌락을 추구하고 얻어내는데 있지 않고 삶의 과정에서 오는 고통을 극복해내고 최소화 하는 데서 온다는 의미이다. 즉, 무엇가 새로운 것을 이루어서 오는 행복감도 있지만, 고통을 안받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빠른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부의 획득,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어내도 행복할 수 있지만, 그 행복은 순간적인 것이고 금새 효과는 미미해진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잃어버린다면 행복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상황이 되어서야 이전이 행복한 시기라고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앞서 말했떤 "그때가 좋았지"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일상자체를 소중히 했다.
나는 미국에서 한일이 없다. 무엇인가를 이루어내지도 못하고 돈을 벌거나, 어떤 객관적인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 없다. 단지나는 그곳에서 일상을 소중하다고 느꼈다. 단지 돈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는 고통이 없는 시기였을 뿐이다.
쇼펜하우어의 주장을 나에게 적용시기면 나는 한국부터 훨씬 고통이 없는 시기를 지낸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 고통이 없는 시기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행복감을 느낀 것이다.
확대시켜보면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한 시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통의 요소는 있다. 미래에 대한 걱정,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돈을 어떻게 더 모아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이 시기도 나중에 행복한 시기라고 명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환경이 변했을 때, 특히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했을 경우 "그때는 이거라도 있었는데" "건강했었는데" 하고 자조할 수도 있다.
고통을 방지하고, 그럭저럭 견뎌내면서 하루를 묵묵히 살아가자
여기서 고통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게 필요하다. 특히 당연해 보이는 것들, 재산, 건강, 안전 등을 있을 때 지킬 수 있는게 가장 좋을 것이다. 물론 피할 수 없는 고통이 발생을 할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고통을 잘 견대낼 수 있는 인내력을 갖고 그들을 '그럭저럭' 견뎌 내면서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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