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드디어 노벨문학상이 나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노벨상과는 인연이 멀었다. 2000년 김대중 전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후 20여년 넘게 수상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아니 기대도 안한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전문가 조차도 한강 작가가 올해 수상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작가 본인조차도 저녁식사하다가 연락 받았다하니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긍정적인)인 셈이다.
주목할 만한 건 문학 파트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세종대황이 창제한 한글은 객관적으로 봐도 위대한 글자라고 봐도 과언이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부 해외 교포만 쓰는 소수 언어다. 이런 비주류 언어로 쓰여진 문학작품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수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로 쓰여진 작품이 받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대단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한강 이라는 위대한 작가의 힘, 한글에 관심을 갖고 읽게 만든 우리나라 국력의 상승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듯이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기뻐하고 있으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한강이라는 작가에 대해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의 태생부터 지금까지 샅샅히 확인하고 보도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위대한 작가인 그를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어서 활동을 제한한 일부 정치세력을 욕하고 있다. 또한 그의 책을 불온서적으로 간주하여 도서관에서 제외한 일부 지자체에 대해서 비난을 퍼붙고 있다. 그야 말로 전 국민이 숭배하는 영웅의 탄생이다.
동시에 그의 타 작품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맨부커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부터 '소년이 온다' 등 주요 작품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그 예로 서점에서 그의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이 그것이다. 또한 그것을 읽으려는 행동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과장하자면 국민들의 독서 붐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 어색함이 보인다. 물론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올린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모습이지만, 그게 그의 서적이 폭발적으로 팔리고 독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모습은 무언가 어색하다.
한강 작품 순식간에 완판되더니…'독서 1일차' 인증샷도 봇물 (naver.com)
한강 작품 순식간에 완판되더니…'독서 1일차' 인증샷도 봇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오자 전국 서점가가 들썩이고 있다. 줄어드는 독서율로 불황에 시달리는 서점업계가 뜻밖에 '대형 호재'를 만났다는 평가다. 11일 서점업계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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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유행이 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전국 서점가가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한강의 수상과 동시에 그 이전까지 안오던 수많은 사람들이 서점에 방문하여 사재기에 가까울 정도로 구매하고 있다. 금새 재고가 고갈되었고, 대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출판사는 새책을 인쇄하고 있다. 기존 낮은 독서율로 고질적인 손해에 시달리고 있는 서점가가 매우 기뻐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 현상이 얼마가 갈까하는 점이다.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독서는 독서하는 행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일정시간 동안 빠져드는 행위는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쉽다. 반면에 이런 경험이 처음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행위다. 다른 이해를 도와주는 요소없이 오직 글자에만 기대여서 모든 것을 이해하는 행위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야할 것과 즐길 것들이 밖에 너무 많다. 결국 금새 이해하고 즐기기 쉬운 다른 분야로 돌아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독서는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아야 한다.
특히 한강의 서적이 독서 문외한 들이 읽기에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노벨문학상이라는 상을 받은 만큼 한강의 책은 매우 수준이 높은 사유의 단계를 느끼게 하는 내용이 주류다. 그런 내용을 책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이 소화할 쉽게 소화할 수 있을까? 적어도 억지로 완독하더라도 재미를 느끼기에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수준이 높거나,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는 상태에서 한강의 그것을 읽으면 깊은 이해와 감동을 얻을 여지가 많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완독하기 조차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대부분은 독서라는 습관으로 까지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에게 권할 만한 책은 그들에게 맞는 책이지,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 아니다. 즉 자신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책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를 통해 진정으로 책을 읽는 이유를 충족할 수 있다. 동시에 독서를 지속할 수 있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이런 경사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독서에 관심을 갖을 는 수 있는 기회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위대한 작가와 동시대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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